신앙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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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100%
그대로 받고 신종하는 교단의 신학을 했습니다.
성경 무오류, 유기적 영감설을 기반으로
성경신학, 조직신학 등을 공부했습니다(M.div).
신의 절대적 주권과 섭리를 믿었고,
인간은 부패하여 죽어 마땅한 죄인이라 믿었습니다.
예수께서 나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유일한 구원자라 믿었습니다.
따라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이 진리라고 믿었습니다.
더 말할 것도 없죠.
목사 안수 받고 배운대로 사역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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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 고민하게 된 것은 창조vs진화 였습니다.
창세기 1-11장까지의 역사를 문자 그대로 받았고,
그대로 반영한 것이 창조과학이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사역하며 그대로 가르치기도 했었구요.
그러나,
문자 그대로 받을 수 있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제 신앙에 커다란 균열을 만들었습니다.
2.
객관적 사실성에서 가장 큰 문제는 원죄였습니다.
창세기 1-11장의 역사가 문자 그대로 받을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원죄를 의심하게 되었지요.
"예수천당 불신지옥"이라는 대전제가
무너지는 지점에 온 것입니다.
3.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생각하기 이전에,
하나님의 심판의 내용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무엇으로 사람을 심판하실까?"
"다만 예수를 믿었다는 이유로 악인을 천국에 보내시고,
다만 예수를 믿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인을 지옥에 보내시는 분이신가?"
"만약 그렇다면,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 아니다."
대표적인 이야기가 영화 "밀양"이지요.
4.
그리고 나서,
성경이 뭘 이야기 하고 싶어 하는지를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배운대로,
구약은 오실 메시아를 가리킨다고 했고,
신약은 다시 오실 메시아를 말한다면,
그 "메시야는 누구고,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가?"에 주목했습니다.
바로 "예수"죠.
5.
예수는 정말 모호했습니다.
극우에서 극좌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에서 신비주의에 이르기까지.
그래도 제가 기독교인이고, 목사이니(!)
성경에서 그리는 예수를 주목했습니다.
"그를 높이기 위해 만든 장치"를 제거하고,
"그가 말했다"는 것만 모아봤습니다.
(물론 많은 서적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지요.
"예수천당 불신지옥이 아니다."
"예수의 가르침의 핵심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다."
6.
마지막 질문이 이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예수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굳이 예수여야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예수의 가르침의 핵심은
"보편의 가치"에 닿아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7.
눈을 뜨고 세상을 보니,
"신비"라고 부르는 현상은
기독교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두려움으로 사람을 얼마나 묶어둘 수 있을까요?
누구나 하는 질문 앞에 모순적인 답만 제시한다면,
변증이라는 이름으로 자기들만의 답안을 제시한다면,
그러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속았다!"
제가 그랬습니다.
8.
사람은 태어나기 전부터
죽어 마땅한 죄인이 아닙니다.
원죄 따위는 없습니다.
원죄는 개념상 무지와 다릅니다.
사람은 생각할 수 있는 존재고,
어떤 생각을 할지 선택할 수 있는 존재고,
그 생각을 붙잡고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는 존재입니다.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존재가,
바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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